“문은 달았는데 문틀이 없었다”…홍콩 승강기 338개 동 ‘방화문틀 누락’ 파문, 시공사 임원·엔지니어 체포

뉴스 Profile elmoa • 2026-11-07 14:43 •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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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장문 문틀 구조와 점검 장면을 표현한 일러스트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엘모아=편집부] 홍콩에서 교체 공사를 마친 승강기 수백 대에 방화문만 달리고 짝을 이루는 문틀 부품은 빠진 사실이 드러났다. 홍콩 전기기계서비스국(EMSD, Electrical and Mechanical Services Department)이 지난달 16일 공공주택 단지 두 곳의 승강기 48대에서 처음 확인한 이 문제는 나흘 만에 민간 건물 338개 동으로 번졌다. 시공사 임원과 등록 승강기 엔지니어가 경찰에 체포되는 형사 사건으로도 이어졌다.

당국은 승강기 운행 안전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화재 때 불길과 연기가 승강로로 번지는 것을 막는 방화 성능이 서류상으로만 갖춰져 있었다는 점에서, 홍콩 정부는 승강기 설치·검사·등록 제도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기로 했다.

 

공공단지 48대에서 시작됐다

EMSD는 10월 16일 발표에서 등록 승강기 시공사 타이줌 엘리베이터(Taizoom Elevator Company (HK) Limited)가 맡은 교체 공사에서 중대한 결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상은 쿤통(Kwun Tong)의 추이핑(북) 단지 9대와 사틴(Sha Tin)의 폭홍 단지 39대로, 모두 세입자 매입제도(TPS) 공공주택 단지다.

두 단지의 교체 공사는 2025년 5월부터 2026년 7월 사이에 끝났다. 시공사는 방화문 세트의 내화 등급 증명서를 제출했지만, 현장에는 방화문만 설치되고 문틀 부품은 빠져 있었다. 그런데도 공사는 완료된 것으로 신고됐다.

 

나흘 만에 338개 동으로 커졌다

EMSD는 같은 날부터 타이줌이 설치한 홍콩 전역의 승강기를 사흘 안에 모두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점검이 진행될수록 숫자는 빠르게 늘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누락 건물은 17일 39개 동이 추가됐고, 18일에는 누적 152개 동이 됐다.

EMSD는 10월 20일 타이줌이 승강기를 설치한 건물 383개 동을 점검한 결과 338개 동에서 문틀 부품이 빠져 있었다고 발표했다. 점검 대상의 약 88%다. 추가로 확인된 건물은 모두 민간 건물이었다. 같은 기간 다른 등록 시공사가 설치한 건물 38개 동도 점검했지만 같은 문제는 나오지 않았다.

 

문틀 하나가 왜 중요한가

승강기 승강장문은 층과 승강로를 나누는 경계다. 화재가 나면 승강로는 연기와 열기가 위아래 층으로 퍼지는 통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방화 성능이 요구되는 승강장문은 문짝과 문틀이 하나의 세트로 시험을 받고 내화 등급을 인정받는다.

문짝만 있고 문틀 부품이 빠지면 틈새를 막는 구조가 완성되지 않는다. 증명서에 적힌 성능이 현장에서는 나오지 않는 셈이다. EMSD가 "운행 안전에는 영향이 없지만 규정 위반"이라고 선을 그은 것도 이 때문이다. 평소에는 티가 나지 않다가 화재가 났을 때 차이가 드러나는 결함이다.

 

시공사 임원과 엔지니어 체포

EMSD는 중대한 과실이나 비위가 의심되고 사기나 허위 진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사건을 홍콩 경찰에 넘겼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10월 16일 오후 타이줌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입찰 서류, 시험 성적서, 점검 기록 등을 확보했다.

같은 날 79세 회사 임원 겸 주주 1명과 등록 엔지니어 2명(82세, 63세)이 체포됐다. 두 엔지니어는 설치 공사를 확인하고 안전 증명서에 서명한 인물로 알려졌다. 공사가 다 끝났다고 적힌 증명서가 수사의 초점이다. 공공단지를 관리하는 홍콩 주택청(Housing Authority)도 시공사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수는 시공사 부담, 업계 전체 자체점검

EMSD는 타이줌이 비용을 모두 부담해 빠진 문틀 부품을 설치하도록 했다. 보수 기간은 한 달 정도로 잡았다. 공사 중에는 승강기를 한 대당 1~2일씩 멈춰야 해, 가능한 한 이용이 적은 시간대에 작업하도록 했다. 공사 중 승강장 통로를 비워 두고 화재 안전 조치를 하라는 지시도 붙였다.

다른 시공사도 예외가 아니다. EMSD는 모든 등록 승강기 시공사에 자체 설치 현장을 점검해 보고하게 했다. 현지 언론은 당국이 최근 10년 동안 설치된 승강장문의 설계와 시공을 다시 확인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EMSD는 이 보고에 대한 표본 점검을 11월 중순까지 마칠 계획이다. 승강기·에스컬레이터 조례(Lifts and Escalators Ordinance)에 따른 설치, 현대화, 검사·유지관리, 현장 감독, 등록·승인 제도에 대한 검토도 연내 마무리한다.

 

국내 업계에 주는 시사점

이번 사건은 노후 승강기 교체 공사가 늘어날 때 생기는 위험을 보여준다. 교체 공사는 짧은 기간에 많은 대수를 처리해야 하고, 승강장문 주변처럼 마감재 안쪽에 묻히는 부품은 준공 뒤에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서류와 현장이 어긋나도 한동안 아무도 모를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에서도 노후 승강기 교체와 안전부품 설치 공사가 이어지고 있다. 발주자는 승강장문의 방화 성능 증빙이 실제 설치 구성과 맞는지, 준공 사진과 자재 반입 기록이 남아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최저가 입찰 위주로 시공사를 고를 때 검수 절차까지 느슨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엘모아 한 줄 요약

홍콩에서 한 시공사가 교체한 승강기에 방화문만 달고 문틀 부품을 빼먹은 사실이 드러나 피해 건물이 338개 동으로 늘었고, 임원과 엔지니어가 체포됐다. 홍콩 당국은 전 시공사 자체점검과 함께 승강기 설치·검사 제도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업계 체크포인트

  • 건물주·관리소장: 교체 공사 준공 때 승강장문 방화 성능 증빙과 실제 설치된 문짝·문틀 구성이 맞는지 확인한다.

  • 유지관리업체: 정기 점검 때 승강장문 문틀, 실(sill), 틈새 상태를 함께 보고 이상이 있으면 기록으로 남긴다.

  • 제조사·시공사: 방화문은 문짝과 문틀이 한 세트로 성능을 인정받는다는 점을 현장 작업자 교육과 자재 출고 관리에 반영한다.

  • 검사·감리: 서류 확인에 그치지 않고 마감 전 단계에서 숨은 부품을 사진으로 남기는 절차를 갖춘다.

  • 발주처: 최저가 입찰이라도 검수 항목과 하자 책임 범위를 계약서에 분명히 적는다.

엘모아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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