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만원대에 승강기 맡긴다…‘최저가 수주’가 만든 안전의 빈틈
elm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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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0 08: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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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엘모아=편집부] 승강기 한 대를 한 달 동안 관리하는 계약금액이 기술자들의 한 차례 점검 인건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승강기 유지관리 시장의 저가 수주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관리비를 절감하려는 공동주택과 유지관리 실적을 확보하려는 업체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계약금액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낮은 유지관리비는 점검시간 부족과 기술인력 이탈, 예방정비 축소로 이어질 수 있어 단순한 가격 문제가 아니라 승강기 안전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준은 20만원대인데 실제 계약은 8만~9만원
대한승강기협회가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인 K-apt에 등록된 계약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승강기 유지관리 계약금액은 대당 월평균 8만~9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2025년 기준 표준유지관리비는 대당 월 20만5000원 수준이었지만, 같은 해 전체 업체의 평균 계약금액은 8만8600원으로 표준금액의 43.2%에 그쳤다. 중소업체 평균은 6만9100원으로 표준금액의 33.7% 수준이었다.
5만원 이하로 낙찰된 사례도 160여 건 확인됐으며, 가장 낮은 계약금액은 월 2만1800원이었다.
월 2만1800원은 하루로 계산하면 약 700원 수준이다. 이 금액으로 정기적인 자체점검뿐 아니라 현장 이동, 차량 운행, 점검 준비, 결과 입력, 보고서 작성, 고장 접수와 긴급출동 대기까지 수행해야 한다.
2025년 엔지니어링 노임단가를 기준으로 기술인력 2명이 한 시간 동안 점검하는 데 필요한 인건비만 약 5만5000원으로 분석됐다. 최저 계약금액이 점검 한 번에 필요한 인건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적격심사를 해도 결국 가격이 결정
공동주택에서 승강기 유지관리업체를 선정할 때 적격심사제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평가항목은 일반적으로 기업 신뢰도, 업무 수행능력, 사업제안, 입찰가격 등으로 구성된다. 관리능력 관련 항목이 70점이고 입찰가격이 30점인 구조지만, 기술자와 장비를 일정 수준 이상 보유한 업체들은 관리능력 점수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국 업체 간 점수 차이를 만드는 항목이 입찰가격이 되면서 가장 낮은 금액을 제시한 업체가 유리해진다. 실제 공동주택 승강기 유지관리 입찰에서도 최저가격 업체에 가격점수 30점을 부여하는 평가방식이 사용되고 있다.
기술력과 관리대수, 긴급출동 인력, 고장 대응시간, 주요 부품 보유 여부 등을 평가하더라도 평가 기준이 형식적이면 업체의 실질적인 유지관리 능력을 구분하기 어렵다.
적격심사라는 이름은 붙어 있지만 최종 결과는 최저가 입찰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낮은 계약금액, 부품 교체비로 돌아올 수도
저가 계약이 반드시 부실점검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계약금액이 실제 투입비용보다 지나치게 낮다면 업체는 다른 방식으로 손실을 보충할 수밖에 없다.
우선 기술자 한 명이 담당해야 하는 승강기 대수가 늘어날 수 있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은 현장을 방문해야 하므로 승강기 한 대에 투입할 수 있는 점검시간은 줄어든다.
고장이 발생하기 전에 부품 상태를 세밀하게 확인하고 조정하는 예방정비보다, 문제가 발생한 뒤 출동하는 사후 대응 중심으로 유지관리 방식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일부 현장에서는 유지관리 계약을 낮은 가격에 수주한 뒤 부품 교체나 별도 수리공사로 수익을 보충하려는 구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관리주체는 월 유지관리비를 아꼈다고 생각하지만, 계약기간 중 예상하지 못했던 부품 교체비와 긴급수리비가 계속 발생한다면 입주민이 부담하는 전체 비용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따라서 업체를 선정할 때 월 계약금액만 비교해서는 안 된다. 유지관리비와 별도로 청구되는 항목, 무상 교체 부품의 범위, 긴급출동비, 고장수리비, 소모품 비용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2026년 표준유지관리비도 공표됐지만 강제성은 한계
표준유지관리비는 승강기 유지관리에 필요한 인건비와 경비 등을 반영해 관리주체와 유지관리업체가 계약금액을 산정할 때 참고하도록 마련된 기준이다.
2026년 표준유지관리비는 2024년 엔지니어링 노임단가에 2025년도 물가상승률 2.1%를 반영해 산정됐다. 승강기 종류와 운행층수, 설치대수, 자체점검 횟수 등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며 승강기민원24에서 자동으로 계산할 수 있다.
승강기 안전관리법에도 행정안전부 장관이 관리주체가 부담해야 할 유지관리비의 표준이 되는 금액을 정해 공표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가 마련돼 있다.
문제는 표준유지관리비가 실제 입찰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최저금액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동주택이 자체적으로 예정가격을 낮게 정하거나 업체들이 실적 확보를 위해 가격을 계속 낮추면 표준금액과 실제 계약금액의 차이는 다시 벌어질 수 있다.
표준금액을 공표하는 것만으로는 출혈경쟁을 막기 어렵다는 의미다.
최저가보다 ‘수행 가능한 가격’ 확인해야
업계에서는 승강기 유지관리를 일반 청소·경비용역과 분리해 안전관리 분야로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입찰가격의 배점을 낮추고 기술인력의 경력과 실제 배치계획, 관리대수, 긴급출동체계, 고장복구 실적, 자체점검 충실도 등을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표준유지관리비를 기준으로 일정 비율보다 낮은 입찰은 가격 적정성을 별도로 심사하거나,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금액에는 감점을 부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업체가 제출하는 관리실적과 기술인력 현황을 공신력 있는 기관이 확인할 수 있는 실적 인증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처럼 업체가 자체 작성한 자료에 의존하면 실적과 품질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관리주체 역시 최저가격을 제시한 업체에 계약을 맡기는 것만으로 관리비 절감 책임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
지나치게 낮은 금액으로 계약한 뒤 점검 부실이나 반복적인 고장, 과도한 부품 교체가 발생하면 그 부담은 결국 입주민에게 돌아온다.
승강기 유지관리비는 단순한 관리비 지출이 아니다. 매일 승강기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다.
싼 업체를 찾는 입찰에서 벗어나 계약금액으로 약속된 업무를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하는 입찰로 전환해야 한다.
엘모아 한 줄 요약
승강기 유지관리 계약이 월 2만원대까지 떨어진 가운데 최저가격보다 실제 점검인력과 긴급 대응체계, 부품 교체비를 포함한 전체 관리비용을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업계 체크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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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금액이 표준유지관리비와 얼마나 차이 나는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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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자 1인당 담당 승강기 대수와 현장 배치계획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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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출동 가능 인력과 평균 도착시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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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유지관리비에 포함되는 점검·수리 범위 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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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비와 소모품비, 출장비 등 별도 청구항목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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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장률과 갇힘 신고, 자체점검 결과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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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인력의 실제 재직 여부와 경력자료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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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가 업체 선정 시 가격 산출 근거와 수행 가능성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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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기간 전체의 유지관리비와 부품 교체비 통합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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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유지관리비 이하 입찰에 대한 적정성 심사 강화
엘모아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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