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를 장애물로 봤다”…문 닫히지 않은 엘리베이터, 中 아파트 전실 화재 3명 사망이 남긴 경고

뉴스 Profile elmoa • 2026-11-08 10:43 •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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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엘리베이터 문 광막 센서를 가로지르는 상황을 표현한 개념 일러스트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엘모아=편집부] 화재를 확인하러 엘리베이터를 타고 불이 난 층으로 내려간 사람들이 문이 닫히지 않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연기에 갇혀 숨졌다. 중국 국가소방구조국(National Fire and Rescue Administration)이 올해 1월 허베이성 스자좡(石家庄)의 한 아파트에서 일어난 엘리베이터 전실 화재의 경위를 공개하면서, 연기 속에서 엘리베이터 문 안전장치가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사고로 3명이 숨졌다. 소방 당국은 문을 다시 열어 주는 광전 센서(광막)가 짙은 연기를 장애물로 인식해 문이 닫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평소에는 끼임을 막아 주는 장치가 화재 때는 반대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건물 관리와 유지관리 현장에도 시사점이 크다.

 

지하 1층 엘리베이터 전실에서 시작된 불

중국 매체 펑파이(澎湃新闻)가 11월 7일 전한 내용에 따르면 사고는 2026년 1월 30일 오후 6시가 조금 넘은 시각, 스자좡시 신쯔리자위안(鑫紫利佳苑) 단지 1동 2단원 지하 1층 엘리베이터 전실에서 일어났다.

국가소방구조국 소방감독국 왕톈루이(王天瑞) 부국장은 전실 전원선에 연결된 이동식 멀티탭이 고장 나면서 불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불이 빠르게 번진 데는 이유가 있었다. 한 청소 근로자가 전실을 오랫동안 휴게 공간으로 써 오면서 옷과 이불, 플라스틱, 단지에서 주워 온 종이상자 같은 가연물을 쌓아 두고 있었다.

 

계단 방화문은 잠겨 있었고, 남은 길은 엘리베이터였다

오후 6시 19분쯤 1층 로비에 연기가 보이자 방재실 근무자가 보안요원 2명을 보내 확인하게 했다.

보안요원들은 처음에는 계단으로 지하 1층에 가려 했다. 그러나 계단 방화문이 잠겨 있어 내려갈 수 없었고, 1층으로 돌아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불이 난 층으로 향했다.

소방 당국은 이 선택을 사고의 결정적 원인으로 꼽았다. 내려가는 도중 이미 문틈으로 연기가 스며들고 있었는데, 이때 화재 층을 피해 계속 다른 층으로 이동했어야 한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연기를 '장애물'로 본 문 센서

엘리베이터가 지하 1층에 도착해 문이 열리자 고온의 유독 연기가 한꺼번에 카 안으로 밀려들었다.

당국에 따르면 일반 공동주택용 엘리베이터에는 문 앞에 물체가 있으면 문을 다시 여는 광막 보호장치가 달려 있다. 짙은 연기는 이 센서에 물체처럼 감지되고, 연기가 걷히지 않는 한 문은 닫히지 않는다.

결국 문이 열린 채 카 안이 짧은 시간에 연기로 가득 찼고, 탑승자 3명이 빠져나오지 못했다.

 

당국이 꼽은 화재 시 엘리베이터의 네 가지 위험

왕 부국장은 화재 때 일반 엘리베이터가 위험한 이유를 네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화염과 고열이 감지장치를 손상시키고 가이드레일을 변형시켜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이번 사고처럼 광막 장치 때문에 문이 닫히지 않아 연기가 들어온다. 셋째, 승강로가 굴뚝처럼 연기와 열기를 위로 끌어올리는 연돌효과가 생긴다. 넷째, 전선이 타서 끊어지면 엘리베이터가 층 사이에 멈춰 탈출이 어려워진다.

당국은 화재 때 일반 엘리베이터를 피난 수단으로 쓰지 말고, 전실을 창고나 휴게 공간으로 쓰거나 방화문을 잠가 두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해외 기준은 '연기에 반응하는 문 장치'를 어떻게 다루나

연기 때문에 문이 닫히지 않는 문제는 승강기 기준에서도 오래전부터 다뤄져 왔다. 미국기계학회(ASME)의 승강기 안전코드 A17.1은 연기나 불꽃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문 재개방 장치를 화재 시 무력화하도록 정하고 있다.

2019년판은 화재감지기와 연동된 피난층 복귀 운전이 없는 경우, 닫힘 신호 뒤 20초 동안 문이 열린 상태로 있으면 해당 장치를 무력화하고 경보음을 내도록 했다. 이전 판은 이를 지체 없이 무력화하도록 규정했다.

핵심은 화재가 감지되면 엘리베이터가 스스로 피난층으로 돌아가 문을 열고 운행을 멈추는 '화재 관제운전'이다.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면 사람이 불이 난 층으로 실려 가는 상황 자체를 막을 수 있다.

 

국내 업계에 주는 시사점

국내 건축법은 높이 31m를 넘는 건축물에 비상용 승강기를, 고층건축물에는 피난용 승강기를 두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동주택 승강기는 일반 승객용이며, 화재 때 이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이번 사고는 설비 자체보다 운영의 빈틈이 겹친 사례다. 잠긴 계단 방화문, 가연물이 쌓인 전실, 화재 확인을 엘리베이터로 간 초동 대응이 한꺼번에 맞물렸다.

국내 현장에서도 지하 주차장과 연결된 엘리베이터 전실이 물품 보관 장소로 쓰이거나, 보안을 이유로 계단 출입문이 잠겨 있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화재 관제운전이 화재 수신기와 실제로 연동돼 작동하는지, 전실과 계단이 피난 통로로 기능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엘모아 한 줄 요약

중국 스자좡의 아파트 엘리베이터 전실 화재에서 화재를 확인하러 엘리베이터로 내려간 3명이 문 센서가 연기를 장애물로 인식해 문이 닫히지 않으면서 숨졌다. 잠긴 계단 방화문과 가연물이 쌓인 전실이 겹친 이번 사고는 화재 관제운전과 피난 동선 관리의 중요성을 보여 준다.

업계 체크포인트

  • 건물주·관리소장: 엘리베이터 전실과 승강장 주변에 물품을 쌓아 두지 않고, 계단 방화문이 피난 방향으로 열리는지 확인한다.

  • 방재실·경비 인력: 화재 확인과 초동 대응 때 엘리베이터를 쓰지 않도록 근무 매뉴얼과 교육에 반영한다.

  • 유지관리업체: 화재 수신기 신호를 받으면 엘리베이터가 피난층으로 복귀하는지 정기점검 때 실제 연동 상태를 확인한다.

  • 제조사: 화재 관제운전 중 연기에 반응하는 문 재개방 장치의 처리 방식을 점검하고 해외 기준과 비교해 본다.

  • 이용자 안내: 화재 시 계단으로 대피하고, 엘리베이터 안으로 연기가 들어오면 화재 층에서 내리지 말고 다른 층으로 이동하도록 안내문을 정비한다.

엘모아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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