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승강기 27만대 시대…교체 수요, 수도권 구도심에 몰린다

뉴스 Profile elmoa 2026-07-24 10:15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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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모아=편집부] 전국 승강기 가운데 설치 후 15년이 지난 노후 승강기가 27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승강기 3대 중 1대가 정밀안전검사와 부품 교체, 현대화 검토가 필요한 시기에 들어선 셈이다. 특히 노후 승강기 절반 이상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향후 승강기 교체·리모델링 시장은 수도권 구도심과 노후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의 2026년 2분기 승강기 보유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승강기 89만4085대 중 설치 15년 이상 승강기는 27만646대로 집계됐다. 전체의 30.3%에 해당하는 규모다. 단순히 오래된 설비가 늘었다는 의미를 넘어, 국내 승강기 시장이 신규 설치 중심에서 유지관리·부품 교체·전면 교체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현행 승강기 안전관리 체계에서 ‘15년’은 중요한 기준점이다. 설치검사를 받은 날부터 15년이 지나면 정밀안전검사 대상이 되고, 이후에는 3년마다 정기적으로 정밀안전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 과정에서 주요 부품의 노후, 안전장치 성능 저하, 제어반·구동기 상태 이상 등이 확인되면 부품 교체나 개량, 경우에 따라 전면 교체까지 검토될 수 있다. 업계가 설치 15년을 사실상 교체시장 진입 시점으로 보는 이유다.

지역별로 보면 노후 승강기는 수도권에 뚜렷하게 몰려 있다. 경기도가 6만9813대로 가장 많았고, 서울 6만2085대, 인천 1만6047대가 뒤를 이었다. 수도권 3개 시·도의 노후 승강기를 합치면 14만7945대로 전국 노후 승강기의 54.7%를 차지한다. 교체 수요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노후 비율만 놓고 보면 구도심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부담이 크다. 서울은 전체 승강기 17만4992대 가운데 35.5%가 설치 15년을 넘겨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울산 33.0%, 대구 32.8%, 경남 32.5%, 대전 31.7%, 인천 31.7%, 부산 31.3%도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반면 세종은 5.9%, 제주는 17.2%에 그쳐 신도시·신규 개발지역과 기존 도시 사이의 노후화 격차가 뚜렷했다.

승강기 종류별로는 승객용과 장애인용 승강기의 노후 물량이 가장 컸다. 설치 15년 이상 승객용 승강기는 8만4155대, 장애인용 승강기는 8만3279대로 각각 노후 승강기 전체의 31.1%, 30.8%를 차지했다. 공동주택, 업무시설, 상업시설 등 일상적인 이동과 직결되는 설비가 노후화의 중심에 있는 셈이다.

소방구조용 승강기의 노후화도 가볍게 볼 수 없는 대목이다. 화재 등 비상상황에서 소방활동에 활용되는 소방구조용 승강기 중 설치 15년 이상은 4만7713대로 집계됐다. 전체 노후 물량의 17.6%다. 특히 경기 1만6737대, 서울 7887대 등 고층 건축물이 많은 수도권에 상당수가 몰려 있어, 일반 이동 편의뿐 아니라 재난 대응 관점에서도 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에스컬레이터와 무빙워크도 본격적인 교체 주기에 들어서고 있다. 설치 15년 이상 에스컬레이터는 1만5288대, 무빙워크는 3864대로 조사됐다. 이들 설비는 지하철 역사, 대형마트, 백화점, 터미널, 공항 등 다중이용시설에 집중돼 있다. 이용량이 많고 운행시간이 긴 만큼, 부품 마모와 사고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대규모 개량·교체 발주가 공공기관과 대형 유통시설을 중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용 승강기 역시 도심 노후화와 맞물린 시장이다. 전국 자동차용 승강기 7931대 가운데 서울에만 3533대가 몰려 전체의 44.5%를 차지했다. 도심 건축물과 기계식 주차시설이 많은 지역일수록 자동차용 승강기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주차설비는 이용자 안전뿐 아니라 건물 운영, 상가 접근성, 주차 민원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단순 설비 교체 이상의 관리 이슈로 확대될 수 있다.

다만 노후 승강기 증가가 곧바로 교체시장 폭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교체 여부는 건물주의 비용 부담, 입주자대표회의 의사결정, 장기수선충당금 규모, 정비사업 추진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앞둔 단지에서는 수억원대 교체 비용을 들이기보다 정비사업 시점까지 기존 설비를 보수하며 버티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경우 노후 승강기는 통계상 계속 누적되고, 현장 유지관리 부담은 더 커지는 구조가 된다.

1기 신도시와 수도권 구도심은 이 문제가 집중될 가능성이 큰 지역이다. 준공 30년을 넘긴 단지들은 이미 승강기 1차 교체를 지나 2차 교체 시점에 들어선 곳도 있다. 그러나 정비사업 일정이 불확실하거나 주민 간 비용 부담 합의가 늦어지면 승강기 교체도 함께 미뤄진다. 문제는 승강기가 매일 운행되는 필수 설비라는 점이다. 교체를 늦추더라도 안전 성능과 유지관리 품질은 계속 확보돼야 한다.

업계에서는 노후 승강기 증가와 유지관리 단가 하락이 동시에 진행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노후 설비일수록 점검 시간과 부품 관리, 고장 대응이 더 중요하지만, 현장에서는 저가 유지관리 계약이 여전히 적지 않다. 유지관리비를 낮추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이면 단기적으로는 관리비 부담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잦은 고장, 민원 증가, 긴급수리비 확대, 주요 부품 교체 지연으로 더 큰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승강기 교체시장이 확대될 경우 업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단순 철거·설치 물량 증가만이 아니라, 제어반 교체, 구동기 교체, 문 장치 개선, 비상통화장치, 승강장문 안전장치, 원격관리 시스템 등 부분 현대화 수요가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건물별로 전면 교체가 어려운 경우에는 핵심 안전부품을 우선 교체하는 방식의 개량공사도 늘어날 수 있다.

관리주체 입장에서는 노후 승강기를 단순히 “15년 넘은 설비”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사고·고장 이력, 부품 수급 가능성, 운행 빈도, 이용자 특성, 정비사업 일정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 병원, 노인복지시설, 대형 상가, 지하철역처럼 이용자 의존도가 높은 시설은 고장 한 번이 곧바로 이동권 제한과 안전 민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동주택 역시 승강기 운행 중단은 입주민 생활 불편과 직결된다.

결국 노후 승강기 문제의 핵심은 “언제 교체하느냐”보다 “교체 전까지 어떻게 안전하게 관리하느냐”에 있다. 정비사업을 기다리는 단지라면 잔여 사용기간을 고려한 최소 안전투자가 필요하고, 장기간 사용이 예상되는 건물이라면 계획적인 현대화와 장기수선계획 반영이 필요하다. 공공시설과 다중이용시설은 이용자 안전과 사회적 파급을 고려해 교체 우선순위를 더 엄격하게 정해야 한다.

노후 승강기 27만대 시대는 승강기업계에 기회이자 부담이다. 교체와 개량 수요는 늘어나겠지만, 저가 경쟁과 인력 부족, 부품 수급, 공사 품질 문제가 함께 따라올 수 있다. 시장이 커지는 만큼 안전과 품질 기준도 함께 높아져야 한다. 노후 승강기 교체가 단순한 물량 경쟁으로 흐르지 않으려면, 유지관리 이력과 현장 위험도를 기반으로 한 체계적인 교체 계획이 필요하다.

엘모아 한 줄 요약

전국 승강기 3대 중 1대가 설치 15년을 넘기면서, 수도권 구도심을 중심으로 교체·개량·정밀유지관리 수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업계 체크포인트

  • 설치 15년 이상 승강기는 정밀안전검사 대상이 되며, 이후 3년마다 정밀안전검사를 받아야 한다.

  • 노후 승강기 절반 이상이 서울·경기·인천에 몰려 있어 수도권 교체 발주가 시장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 서울, 대구, 부산, 인천 등 구도심 비중이 높은 지역은 노후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아 관리 부담이 크다.

  • 에스컬레이터와 무빙워크도 노후 물량이 늘고 있어 지하철역, 대형마트,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 교체 수요를 주목해야 한다.

  • 재건축·리모델링을 앞둔 단지는 교체 비용 부담 때문에 승강기 교체를 미루는 사례가 많아 유지관리 품질 확보가 중요하다.

  • 노후 설비일수록 저가 유지관리 계약은 고장 증가, 긴급수리비 확대, 안전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 전면 교체가 어려운 현장에서는 제어반, 구동기, 문 장치, 안전부품 중심의 부분 현대화 수요가 커질 수 있다.

엘모아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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