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역사 승강설비 54.5%가 20년 이상…노후화보다 심각한 ‘교체 지연’

뉴스 Profile elmoa • 2026-10-19 08:11 •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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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철도역보다 노후 비율 10배 높아…수원역 엘리베이터 120일 운행 중단

2021년 이후 고장 363건…시설 교체 책임과 비용 분담 체계 개선 필요

[엘모아=편집부] 전국 민자역사에 설치된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의 절반 이상이 20년 넘게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 철도역과 비교하면 노후 설비 비율이 10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일부 역사에서는 고장이나 부품 교체 지연으로 승강설비가 수개월 동안 멈춰 서면서 노후 시설에 대한 유지관리와 교체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민자역사에 설치된 승강설비는 에스컬레이터 455대, 엘리베이터 222대 등 총 677대다. 이 가운데 설치된 지 20년이 넘은 설비는 369대로 전체의 54.5%를 차지했다. 에스컬레이터는 263대(57.8%), 엘리베이터는 106대(47.7%)가 해당됐다.

반면 코레일이 운영·관리하는 일반 철도역의 승강설비 4,480대 가운데 20년 이상 된 시설은 239대로 5.3%에 그쳤다. 같은 철도 이용시설이지만 운영 주체에 따라 노후화 수준에서 상당한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문제는 설비의 노후화가 장기간 운행 중단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4년 수원역 공용 엘리베이터는 외부 누수로 인해 무려 120일 동안 운행을 멈췄다. 의정부역 3번 출구 에스컬레이터는 핸드레일 쉬브 파손으로 88일, 안양역 2번 출구 에스컬레이터는 터미널 기어와 구동체인 등의 교체가 지연되면서 56일간 운행이 중단됐다.

고장 발생 건수도 적지 않다. 2021년부터 올해 9월까지 민자역사 승강설비에서 발생한 고장은 총 363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111건이 발생했으며, 올해도 9월까지 59건의 고장이 보고됐다.

다만 설치 연수가 오래됐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승강설비가 위험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현행 승강기 안전관리법은 설치검사 후 15년이 지난 승강기에 정밀안전검사를 실시하고 이후 3년마다 검사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정 연수가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교체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 안전성은 유지관리 상태와 검사 결과 등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승강기 업계에서는 노후 설비의 경우 부품 수급과 수리 기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장기간 사용한 에스컬레이터는 구동계통이나 주요 부품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존 부품의 생산 중단 여부, 호환성, 제작 기간 등에 따라 운행 재개가 늦어질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고장 발생 후 수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주요 부품의 상태를 사전에 진단하고 교체 시점을 계획적으로 관리하는 체계가 중요하다.

민자역사의 시설 관리 구조 역시 개선 과제로 떠올랐다. 코레일은 승강설비 교체와 유지관리의 주체가 민자역사 사업자이며, 공사는 정해진 관리비 분담 비율에 따라 비용 일부를 부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시설 개선이 장기간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업자와 협의를 통해 조치를 요청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나 철도 이용객에게는 시설의 소유권이나 사업 주체보다 정상적인 이용 가능 여부가 더 중요하다. 사업자 간 비용 분담과 교체 결정이 지연되는 동안 승강설비가 멈춰 있다면 그 불편은 고스란히 이용객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강득구 의원은 민자역사와 일반역사 간 서비스 수준에 차이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이 노후 승강설비를 전수 점검하고, 민자역사 사업자가 적기에 보수와 교체를 실시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승강기 노후화 자체보다 노후 설비를 어떻게 관리하고 언제 교체할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인 계획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특히 많은 승객이 이용하는 철도역에서는 고장 후 복구에만 의존하기보다 설비별 교체 우선순위와 예산을 사전에 마련하고, 장기 운행 중단을 최소화할 수 있는 관리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결국 민자역사 승강설비 문제의 핵심은 20년이라는 사용 연수만이 아니다. 고장이 발생하기 전에 무엇을 교체해야 하는지, 교체 비용은 누가 부담하며, 운행 중단을 얼마나 신속하게 해소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실행 체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엘모아 한 줄 요약

민자역사 승강설비 절반 이상이 20년 넘게 사용되고 있는 가운데, 노후화에 대응한 예방정비와 적기 교체, 사업자 간 책임 체계 정비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업계 체크포인트

  • 노후 승강설비 증가: 민자역사 677대 가운데 369대가 설치 20년 이상.

  • 유지보수 중요성 확대: 부품 단종 및 조달 지연에 대비한 사전 점검과 예방정비 필요.

  • 교체 수요 가능성: 노후 설비 전수 점검과 교체계획이 추진될 경우 개보수 및 교체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

  • 관리체계 개선: 민자역사 사업자와 코레일 간 비용 분담 및 장기 운행 중단 대응 방안 마련 필요.

엘모아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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