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 수백 대 설치한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살균기…지금은 왜 철거 이야기가 나올까
elmoa
•
2026-06-15 07:23
•
수정됨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엘모아=편집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시기, 전국 지하철역과 공공시설에는 각종 방역 장비가 빠르게 도입됐다. 열화상 카메라와 비접촉 체온계, 공기살균기와 함께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자동 살균 장치도 대표적인 방역 설비 중 하나였다.
당시에는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를 자동으로 살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사실상 엔데믹 국면에 접어든 이후 일부 현장에서 장비 철거 요구가 제기되면서 "실제 효과가 충분히 검증됐느냐"는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2017년 일부 역사에 에스컬레이터 핸드레일(손잡이) 소독기를 시범 설치했다. 해당 장비는 자외선(UV) 등을 활용해 손잡이를 자동 살균하는 방식으로 소개됐다.
당시에는 감염병 예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았고,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접촉 방역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장비 도입도 확대됐다. 서울교통공사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총 490대의 손잡이 소독기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장비 확대 과정에서 효과 검증을 둘러싼 논란도 함께 제기됐다.
관련 검토 자료에서는 설치 전후 시료 채취 위치가 서로 달라 정확한 비교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시험에서는 소독 이후에도 일반 세균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살균 효과를 평가하는 방식 자체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물론 이는 장비가 전혀 효과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자외선 살균 기술 자체는 이미 의료·산업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검증된 기술이라고 설명한다. 문제는 에스컬레이터 손잡이처럼 수많은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접촉하는 환경에서 실제 감염 예방 효과까지 입증됐느냐는 점이다.
위생 상태를 개선하는 것과 감염 전파를 줄이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유지관리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교통공사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5년 8월까지 손잡이 소독기에서 발생한 고장 건수는 총 195건으로 집계됐다. 작동 소음과 장비 이탈, 고정 불량 등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역사에서는 이용객 불편과 유지관리 문제 등을 이유로 장비 철거를 요청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해외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영국 런던교통공사(TfL)는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UV 살균 장치 시범 운영 결과 표면 청결도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예방 효과를 직접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홍콩 역시 지하철 역사와 공공시설에 UV 살균 장치를 확대 설치했지만, 공개된 자료 상당수는 이용객 만족도와 운영 결과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실제 감염 예방 효과를 명확히 입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 사례가 코로나19 당시 급하게 도입된 방역 설비 전반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팬데믹 기간 동안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는 다양한 방역 장비를 경쟁적으로 도입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장비는 유지관리 문제와 효과 논란에 직면했고, 일부는 철거되거나 사용 빈도가 크게 줄어든 상태다.
결국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자동 살균 장치 역시 단순히 "설치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효과가 있었느냐"를 따져봐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방역 설비는 도입 자체보다 효과 검증과 유지관리, 경제성 평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남긴 또 하나의 과제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엘모아 한 줄 요약
코로나19 당시 대거 설치된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살균기가 효과 논란과 유지관리 문제에 직면하면서 방역 설비의 실효성 검증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업계 체크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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