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1만원이 기준인데 실제 계약은 9만원대…승강기 유지관리, 싸기만 하면 될까

뉴스 Profile elmoa • 2026-09-30 08:04 • 수정됨
44 0 0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엘모아=편집부] 아파트 관리비를 줄이는 것은 입주민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승강기 유지관리비까지 무조건 낮추는 것이 과연 좋은 선택인지는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제시한 2026년 공동주택 승객용 승강기의 기본 표준유지관리비는 대당 월 21만원이다. 그러나 지난해 실제 공동주택의 평균 유지관리 계약금액은 월 9만9200원에 그쳤다. 당시 표준유지관리비 20만5000원의 48.4% 수준이다.

쉽게 말하면 승강기를 정상적으로 관리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산정해 정부가 권장하는 금액과 실제 시장에서 계약되는 가격 사이에 두 배 가까운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표준유지관리비가 말 그대로 ‘권장가격’이라는 데 있다.

승강기안전관리법은 관리주체가 부담해야 할 유지관리비의 표준금액을 공표하고 계약 당사자가 이를 활용하도록 권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 금액 이하로 계약하는 것을 금지하지는 않는다. 결국 업체 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 표준금액은 실제 계약 과정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월 9만원’에 점검부터 긴급출동까지

승강기 유지관리 업무는 단순히 한 달에 한 번 현장을 방문해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정기적인 자체점검뿐 아니라 고장 발생 시 출동, 승객 갇힘 대응, 부품 상태 확인과 조정 등 다양한 업무가 포함된다. 특히 승강로와 기계실 등 위험공간에서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숙련된 기술인력과 충분한 작업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한 대당 받는 관리비가 지나치게 낮아지면 업체가 수익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제한적이다. 기술자 한 명이 담당하는 승강기 대수를 늘리거나, 현장에서 한 대를 점검하는 시간을 줄이거나, 고장 발생 이후 대응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갈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유지관리의 본래 목적인 **‘고장이 나기 전에 문제를 찾아내는 예방정비’**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실제 승강기 고장도 적지 않다. 2025년 한 해 발생한 승강기 고장은 2만3315건으로 하루 평균 약 64건 수준이었다. 원인별로는 부품 이상과 관리 소홀이 46%, 조정 불량과 정비 미흡이 28%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가 꺼낸 ‘최저가격제’

이 때문에 승강기업계에서는 유지관리 계약에도 일종의 하한선을 두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대한승강기협회가 제시한 방안은 공동주택 유지관리 입찰에서 표준유지관리비의 70% 이하로는 계약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올해 표준금액 21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대당 월 14만7000원이 하한선이 된다.

현재 평균 계약금액인 9만9200원과 비교하면 대당 약 5만원 가까이 올라가는 셈이다.

업계 입장에서는 가격만 낮춰 계약을 따내는 경쟁에서 벗어나 기술력과 서비스 수준으로 경쟁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주장이다. 반대로 아파트 등 관리주체 입장에서는 유지관리비 상승이 곧 관리비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단순히 “가격을 올려야 안전해진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계약가격을 높인다고 해서 자동으로 점검 품질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가격과 함께 기술자 1명이 몇 대를 관리하는지, 실제 점검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고장 대응시간과 부품 교체 체계는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를 함께 들여다보는 것이다.

 

해외보다 유독 싼 한국의 유지관리비

해외와 비교하면 국내 승강기 유지관리비 수준은 더욱 눈에 띈다.

대한승강기협회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홍콩의 월 유지관리비는 승강기 한 대당 약 4751~5430홍콩달러, 원화로 약 81만~93만원 수준이다. 북미 역시 계약 조건에 따라 월 200~800달러 수준에서 유지관리비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공동주택 평균인 9만원대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물론 국가별 임금과 물가, 유지관리 계약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금액만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국내 승강기 유지관리 시장에서 가격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는 점은 분명히 생각해 볼 대목이다.

2026년 6월 기준 국내 유지관리 대상 승강기는 약 89만4000대에 달한다. 이미 승강기는 특별한 설비가 아니라 국민 대부분이 매일 이용하는 생활 인프라가 됐다.

그렇다면 유지관리 업체를 선정하는 기준도 ‘누가 가장 싸게 해주느냐’만으로 결정해서는 곤란하다.

 

싼 계약보다 중요한 것은 ‘제대로 관리했느냐’

승강기 안전에서 비용은 분명 중요한 문제다. 필요한 인력과 시간을 투입하려면 적정한 대가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최저가격제를 도입하는 것만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관리비가 올라간 만큼 실제 현장에서 점검시간과 인력이 늘어나는지, 예방정비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장치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입주민에게 필요한 것도 가장 싼 유지관리 업체가 아니라 고장을 사전에 발견하고 사고 가능성을 낮춰주는 업체다.

승강기 유지관리 시장이 가격 경쟁에서 기술과 품질 경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결국 질문은 단순하다.

한 달에 몇 만원을 아끼는 것이 중요한가, 아니면 매일 타는 승강기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가.


엘모아 한 줄 요약

2025년 공동주택 승강기 평균 유지관리 계약금액은 표준유지관리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최소가격 도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가격 인상과 함께 실제 점검 품질을 확인할 제도도 필요하다.

업계 체크포인트

  • 2026년 공동주택 승객용 기본 표준유지관리비는 월 21만원이다.
  • 2025년 실제 공동주택 평균 계약금액은 월 9만9200원이었다.
  • 업계는 표준유지관리비의 70%, 월 14만7000원을 최소 계약금액으로 두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 최저가격제와 별개로 기술자 담당 대수, 점검시간, 예방정비 실적 등 서비스 품질을 함께 관리하는 제도가 중요하다.

엘모아 편집부

저작권자 © 엘모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키워드

#승강기 #엘리베이터 #유지관리 #표준유지관리비 #승강기안전 #최저가격제 #엘모아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 목록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