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3대 중 1대 ‘20년 이상’…수리 예산은 요구액 38%만 반영

뉴스 Profile elmoa 2026-09-03 07:35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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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에스컬레이터 647대…평균 사용연수도 14.6년

30일 이상 장기 운행 중단 6대…“고장 난 뒤 고치는 방식 한계”

 

[엘모아=편집부] 서울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의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 요구하는 유지보수 예산은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단순히 에스컬레이터가 오래됐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고장이 발생했을 때 수리가 장기간 지연되고, 노후 설비를 계획적으로 교체하기 위한 예산까지 부족해지면서 시민 불편이 반복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의회가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22일 기준 공사 관할 에스컬레이터 가운데 30일 이상 운행하지 못한 설비는 6대로 파악됐다.

특히 독바위역에서는 에스컬레이터 2대가 동시에 한 달 이상 운행을 중단한 사례도 발생했다. 최근에는 까치산역에서도 에스컬레이터 운행 중단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계단 이용이 어려운 고령자와 교통약자의 불편이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20년 넘은 에스컬레이터만 647대

서울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의 연령도 상당히 높아졌다.

현재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에스컬레이터 가운데 설치 후 20년을 넘긴 설비는 647대로 전체의 약 **34%**에 달한다. 사실상 세 대 가운데 한 대 이상이 20년 넘게 운행되고 있는 셈이다.

전체 에스컬레이터의 평균 사용연수도 14.6년에 이른다.

에스컬레이터는 수많은 승객이 매일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인 만큼 시간이 지나면서 스텝체인과 구동부, 핸드레일 시스템, 각종 베어링과 안전장치 등 주요 부품의 정비·교체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노후 설비가 늘어날수록 중요한 것은 단순한 ‘사용연수’보다는 충분한 유지보수 예산과 부품 수급, 예방정비 체계를 함께 확보하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145억원 필요하다는데…실제 예산은 55억원

그러나 현장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한 수리비와 실제 편성된 예산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올해 사업부서가 요구한 에스컬레이터 수리 예산은 145억3200만원이었다.

하지만 실제 배정된 금액은 55억6700만원에 그쳤다.

현장의 요구액 가운데 약 38%만 반영된 것으로, 금액으로는 약 89억6500만원이 부족한 셈이다.

노후 에스컬레이터 교체 예산 역시 사업부서가 요청한 금액의 약 33% 수준만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의 노후화 속도와 유지보수 수요는 증가하는데 수리와 교체에 투입할 수 있는 재원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고장 후 수리’에서 ‘고장 전 예측’으로 바꿔야

서울시의회에서도 현재의 유지관리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찬양 서울시의원은 서울교통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부품 교체이력과 고장·수리 기록, 정밀안전검사 결과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단순히 고장 이력을 저장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설비와 부품에서 고장이 반복되는지를 분석해 고장 가능성이 높은 부품을 사전에 교체하고 필요한 부품도 미리 확보하는 예방정비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승강기 업계에서도 주목할 부분이다.

노후 에스컬레이터가 증가할수록 모든 설비를 한꺼번에 교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한정된 예산 안에서 어떤 설비를 먼저 교체하고 어떤 부품을 먼저 정비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데이터 기반 유지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안전을 강조하려면 결국 ‘예산’이 따라야 한다

최근 에스컬레이터 안전 정책에서는 이용자의 탑승 방법과 안전수칙이 자주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이용자의 행동을 바꾸는 것만으로 에스컬레이터 안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노후 설비에 대한 적기 부품교체와 예방정비, 충분한 예비부품 확보, 신속한 수리와 단계적인 교체 역시 안전관리의 핵심이다.

특히 고장이 발생한 에스컬레이터가 한 달 이상 운행하지 못한다면 문제는 단순한 이용 불편을 넘어선다.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는 고령자와 장애인, 어린이 동반 승객 등 교통약자의 이동과 밀접한 시설이기 때문이다.

결국 서울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의 문제는 ‘오래된 설비가 많다’는 사실 자체보다 노후화 속도를 유지보수 투자와 교체 속도가 따라갈 수 있느냐는 데 있다.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다면 캠페인이나 이용수칙뿐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고장 난 설비를 신속하게 복구하고 노후 부품을 제때 교체할 수 있는 예산부터 뒷받침돼야 한다.


엘모아 한 줄 요약

서울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3대 중 1대가 20년을 넘겼지만, 올해 수리 예산은 현장 요구액의 약 38%에 그쳤다.

업계 체크포인트

  • 노후 에스컬레이터 647대, 전체의 약 34%.
  • 20년 이상 설비 증가에 따라 부품교체·리뉴얼 시장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
  • 고장 후 수리보다 고장·부품이력 데이터를 이용한 예방정비 중요성이 커질 전망.
  • 안전정책과 함께 유지보수·교체 예산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

엘모아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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