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나면 승강기 갇힘부터 챙긴다”…성동구, 공동주택 정전 매뉴얼에 관리소·소방·유지관리업체 역할 나눴다
elmoa
•
2026-11-08 18:43
•
수정됨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엘모아=편집부] 서울 성동구가 아파트 단지에 정전이 났을 때 누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단계별로 정리한 '공동주택 정전사고 대응 매뉴얼'을 마련했다. 사고 접수부터 전력 복구, 인명 구조, 주민 생활 지원까지 담은 이 매뉴얼에서 승강기 갇힘 사고는 별도의 협조체계로 다뤄졌다. 정전이 나면 가장 먼저, 가장 많이 생기는 인명 사고가 승강기 갇힘이라는 현실을 행정이 절차로 옮긴 셈이다.
구는 지난 10월 관내 공동주택에서 발생한 정전을 계기로 관련 부서와 성동소방서의 실무 협의를 거쳐 매뉴얼을 만들었다고 11월 초 밝혔다. 승강기 관리주체와 유지관리업체 입장에서는 "정전 때 우리 역할이 어디까지인가"를 다시 점검해 볼 계기가 된다.
승강기 갇힘, 세 주체로 역할을 나눴다
매뉴얼은 승강기 갇힘 사고가 생기면 관리사무소가 갇힌 승객의 인원과 승강기 위치 등 구조에 필요한 정보를 먼저 파악해 소방서에 전달하도록 했다.
소방서는 인명 구조와 응급환자 이송을 맡고, 승강기 유지관리업체는 긴급 출동과 기술 지원을 수행한다. 현장에서 흔히 생기는 "누가 먼저 움직이느냐"의 혼선을 줄이려는 구조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119 신고 때 승강기 고유번호를 함께 알리면 구조대가 해당 승강기의 위치와 구출 정보를 더 빨리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두 달 새 이어진 정전, 승강기에 12명 갇히기도
성동구는 최근 정전을 잇따라 겪었다. 지난 9월 8일 오후 8시께 금호동과 행당동 일대 아파트 약 1,300세대(금호동 약 850세대, 행당동 약 450세대)에 전기가 끊겼고, 복구까지 약 2시간이 걸렸다.
한국전력공사는 인근 상수도 공사 중 전선 일부가 손상된 것을 원인으로 파악했다. 이 정전으로 일부 아파트 승강기가 멈추면서 주민 12명이 갇혔고, 소방당국이 출동해 구조했다.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어 10월에도 관내 공동주택에서 정전이 발생했고, 구는 이를 계기로 매뉴얼 제정에 나섰다. 10월 정전의 구체적인 규모와 승강기 갇힘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정전이 나면 승강기는 왜 층 사이에 서는가
전동기 구동 승강기는 전원이 끊기면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걸리도록 설계돼 있다. 추락을 막기 위한 안전 설계지만, 운행 중이던 카는 그 자리에서 멈추고 층 사이에 서면 승객은 스스로 내릴 수 없다.
정전 시 축전지 전원으로 가까운 층까지 천천히 이동해 문을 여는 자동구출운전 장치가 달린 승강기라면 갇힘 시간은 크게 줄어든다. 반면 이 장치가 없거나 축전지가 노후한 승강기는 사람이 직접 브레이크를 풀어 카를 움직이는 수동 구출이 필요하다.
정전이 단지 전체에 걸치면 갇힘 신고가 여러 동에서 동시에 들어온다. 유지관리업체 기술자 한두 명이 순서대로 돌아서는 대응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소방과의 역할 분담이 중요해진다.
"단지 밖은 한전, 단지 안은 관리사무소"
매뉴얼은 전력 복구 책임의 경계도 분명히 했다. 단지 외부 배전망과 전력 공급점까지의 설비는 한국전력공사가, 구내 선로와 변압기 같은 수변전설비, 세대별 공급시설은 관리사무소가 맡는다.
단지 내부 설비가 원인인 정전이라면 한전 복구만 기다릴 수 없다는 뜻이다. 구가 관내 공동주택의 비상연락망과 전기시설 현황을 정비하고, 비상발전기 현황과 긴급복구가 가능한 전기공사업체 현황을 미리 파악해 둔 것도 이 때문이다.
매뉴얼에는 비상전원 관리, 전기의료기기 사용자처럼 정전에 취약한 주민의 구조·이송, 장기 정전 시 임시대피소와 숙박시설 연계, 식수·구호물품 지원도 포함됐다. 주민 안내는 관리사무소 안내방송과 안내문을 중심으로 하고, 필요하면 재난문자를 활용한다.
현장에서 놓치기 쉬운 것들
정전 때 관리사무소가 소방에 넘겨야 할 정보는 "몇 동 몇 호기에 몇 명이, 대략 몇 층 부근에 갇혔는가"다. 평소 승강기별 고유번호와 동·호기 목록, 유지관리업체 긴급 연락처를 한 장에 정리해 두지 않으면 정작 정전 상황에서는 확인이 어렵다.
비상통화장치와 카 내부 비상조명은 축전지로 버티는 만큼, 배터리 상태가 나쁘면 갇힌 승객과 연락이 끊길 수 있다. 정전 대응은 결국 평소 점검 상태에서 갈린다.
또 정전 복구 직후 승강기를 한꺼번에 재가동하기보다 이상 유무를 확인한 뒤 순차적으로 운행을 재개하는 절차도 관리사무소와 유지관리업체가 미리 합의해 둘 필요가 있다.
국내 업계에 주는 시사점
이번 매뉴얼은 한 자치구의 대응 절차지만, 승강기 업계가 오래 지적해 온 문제를 행정 문서로 정리했다는 의미가 있다. 정전 갇힘은 승강기 고장이 아니어도 일어나고, 대응에는 관리주체·소방·유지관리업체·한전이 함께 얽힌다.
유보화 성동구청장은 공동주택 정전이 주민 안전과 일상에 직접 영향을 주는 만큼 신속한 초기 대응과 관계기관 협력이 중요하다며, 매뉴얼이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도록 대응체계를 계속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지자체로 비슷한 매뉴얼이 확산된다면, 유지관리업체는 정전 시 다수 동시 출동 체계를, 관리주체는 자동구출운전 장치와 비상전원 상태를 미리 점검해 두는 것이 실질적인 대비가 될 것이다.
엘모아 한 줄 요약
성동구가 공동주택 정전 대응 매뉴얼을 만들고 승강기 갇힘 사고 때 관리사무소·소방·유지관리업체의 역할을 나눴다. 9월 정전 때 12명이 승강기에 갇혔던 경험이 보여주듯, 정전 대응의 성패는 평소 연락망과 비상전원 점검에 달려 있다.
업계 체크포인트
-
건물주·관리소장: 승강기별 고유번호, 동·호기 목록, 유지관리업체·소방 연락처를 한 장으로 정리해 관리사무소에 비치한다.
-
유지관리업체: 단지 전체 정전으로 갇힘 신고가 동시에 몰릴 때의 출동 순서와 인력 배치 계획을 미리 세워 둔다.
-
제조사: 노후 승강기 교체·현대화 제안 시 정전 자동구출운전 장치 적용 여부를 핵심 항목으로 안내한다.
-
안전장치/점검: 비상통화장치·비상조명·구출운전 장치의 축전지 상태를 정기점검 때 함께 확인한다.
-
지자체·소방: 정전 시 갇힘 구조 절차와 정보 전달 양식을 관리사무소와 공유하고 합동 훈련으로 점검한다.
엘모아 편집부
저작권자 © 엘모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키워드
#엘리베이터 #승강기 #정전 #승강기갇힘 #성동구 #공동주택 #정전대응매뉴얼 #유지관리업체 #자동구출운전 #관리사무소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뉴스 목록
전체 보기“정전 나면 승강기 갇힘부터 챙긴다”…성동구, 공동주택 정전 매뉴얼에 관리소·소방·유지관리업체 역할 나눴다
elmoa
•
2026-11-08
•읽는 중
“엘리베이터 1대 멈추면 역이 막힌다”…10년 만에 문 연 샌프란시스코 카스트로역 ‘두 번째 엘리베이터’
elmoa
•
2026-11-08
“연기를 장애물로 봤다”…문 닫히지 않은 엘리베이터, 中 아파트 전실 화재 3명 사망이 남긴 경고
elmoa
•
2026-11-08
“운행 전마다 스스로 안전 점검한다”…오티스, AI 엘리베이터 플랫폼 ‘젠 넥서스’ 공개
elmoa
•
2026-11-08
“다음엔 더 빨리 구조?”…점검 18일 만에 멈춘 영광 엘리베이터, 50분 갇힘이 드러낸 지방 긴급출동의 공백
elmoa
•
2026-11-07
“왼쪽에 서고 오른쪽은 비워라” 24년 만에 바뀔까…싱가포르 SMRT, 에스컬레이터 ‘양쪽 서기’ 시범 운영
elmoa
•
2026-11-07
“문은 달았는데 문틀이 없었다”…홍콩 승강기 338개 동 ‘방화문틀 누락’ 파문, 시공사 임원·엔지니어 체포
elmoa
•
2026-11-07
“사고 나면 24시간 안에 보고, 승인 전엔 재가동 금지”…美 텍사스, 승강기 사고 보고 양식 개정
elmoa
•
2026-11-07
“한 번에 597m를 오른다”…오티스, 中 톈진 117 엘리베이터로 기네스 ‘세계 최고 높이’ 등재
elmoa
•
2026-11-07
“캐리어 들었다면 엘리베이터로”…9일부터 승강기안전주간, 11일엔 킨텍스서 엑스포까지 승강기 업계 총집결
elmoa
•
2026-11-06
“80여 년 만에 승강기법 바뀌었다”…인도 마하라슈트라주, 에스컬레이터·무빙워크까지 면허제 시행
elmoa
•
2026-11-06
[심층분석] 지진 나면 엘리베이터는 어디서 멈출까…지진관제운전과 내진 기준, 한·미·일은 어떻게 다른가
elmoa
•
2026-11-06
성장 이끈 건 신규설치가 아니었다…글로벌 승강기 4사 3분기 실적이 보여준 '모더니제이션' 시대
elmoa
•
2026-11-06
브레이크에 기름이 묻자 엘리베이터가 움직였다… 일본 승강기 사고가 남긴 경고
elmoa
•
2026-11-06
건물 전압이 낮으면 엘리베이터 속도도 느려질까?
elmoa
•
2026-11-05
노후 승강기 안전부품 설치, 3차 정밀안전검사에서 4차까지 유예 가능… 적용 조건 확인해야
elmoa
•
2026-11-04
에스컬레이터 끼임 사고 5년간 113건… 어린이·고령자 각별한 주의 필요
elmoa
•
2026-11-03
“화재 나면 엘리베이터 타지 마세요”…영국은 왜 피난용 승강기 기준을 강화했나
elmoa
•
2026-10-30
“걷는 속도의 5배?”…미국서 시속 8km 무빙워크 등장, 20년 전 실패 넘을까
elmoa
•
2026-10-28
“조속기로프가 사라진다”…코네가 바꾸려는 엘리베이터 비상정지의 원리
elmoa
•
2026-10-27
“엘리베이터에 센서 안 달고 고장을 잡는다?”…레이저와 AI가 만난 새로운 진단 기술
elmoa
•
2026-10-26
“달까지 엘리베이터를 만든다고?”…한국 로켓에 실릴 ‘실 10가닥’의 비밀
elmoa
•
2026-10-23
[심층분석] 승강기 부품 교체비, 장기수선충당금으로 어디까지 쓸 수 있나?
elmoa
•
2026-10-20
민자역사 승강설비 54.5%가 20년 이상…노후화보다 심각한 ‘교체 지연’
elmoa
•
2026-10-19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무벡스 지분 매각 재추진…1,158억원 확보 나선다
elmoa
•
2026-10-17
“승강기 보험 가입 거부 못 한다”…승강기 안전관리법 개정, 2027년 4월 시행
elmoa
•
2026-10-15
철도역 승강기 최장 107일 멈췄다…2030년 노후화율 41% 전망
elmoa
•
2026-10-15
“승강기 완충기 85%가 안전기준 미달”…유럽 시험 결과가 던진 충격
elmoa
•
2026-10-14
엘리베이터에 갇힌 41시간…안전장치는 있었지만 구조는 없었다
elmoa
•
2026-10-12
[심층분석] 초고층 건물의 연돌효과…해외 실험과 실제 개선 사례가 보여준 해법
elmoa
•
2026-10-09
엘리베이터 전기료, 건물주는 이렇게 계산해야 한다
elmoa
•
2026-10-08
KONE가 공개한 차세대 초고층 엘리베이터 기술…문제는 건물 높이가 아니라 ‘로프의 무게’였다
elmoa
•
2026-10-06
[심층분석] “승강기 고장의 대부분은 도어”라는 업계의 오랜 이야기…실제 고장·갇힘 데이터를 따라가 보니
elmoa
•
2026-10-05
엘리베이터에 갇히면 산소가 부족해질까? 의외로 가장 먼저 걱정할 필요 없는 것
elmoa
•
2026-10-03
승강기 설치도 로봇 시대…쉰들러, 설치로봇 R.I.S.E 확대
elmoa
•
2026-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