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합 승강기 10대 중 7대서 ‘도어 결함’…1,240대 검사 데이터가 던진 경고

뉴스 Profile elmoa 2026-09-17 07:30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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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엘모아=편집부] 승강기의 안전을 이야기할 때 흔히 로프나 브레이크, 구동기 같은 핵심 기계장치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문제가 발견되는 곳은 이용자가 매일 접하는 ‘문’일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국 광둥성에서 운행 중인 승강기 1,240대의 실제 감독검사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승강기 가운데 도어 시스템 결함이 확인된 비율이 7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용기간이 10년을 넘어가면서 부적합률이 눈에 띄게 상승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전체 승강기의 30% 이상이 설치 15년을 넘긴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한 해외 사례로만 보기 어려운 결과다.

 

1,240대 검사했더니 전체 부적합률 22.77%

국제학술지 Buildings에 9월 8일 게재된 ‘규제 검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도시 건축물 승강기 안전위험 차등 평가’ 연구는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와 양장 지역에서 2025년 실제 감독·검사를 받은 운행 중 승강기 1,240대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조사 대상 1,240대 가운데 전체 부적합률은 22.77%였다. 검사 승강기 약 4~5대 중 한 대에서 어떤 형태로든 기준 부적합이 확인됐다는 의미다. 다만 중대한 안전위험으로 분류된 비율은 1.10%로 훨씬 낮았다. 즉 모든 부적합이 곧바로 중대한 사고 위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번 연구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결함의 위치다.

결함 유형을 분석할 수 있었던 부적합 승강기 가운데 **도어 시스템 관련 결함이 70%**에서 발견됐다. 안전보호장치 관련 문제는 28.30%, 유지관리 과정이나 관리방식과 관련된 문제는 26.14%였다.

한 승강기에서 여러 결함이 동시에 발견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비율을 단순 합산할 수는 없다. 그러나 도어 관련 결함이 다른 항목보다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났다는 점은 분명하다. 연구진 역시 도어 시스템을 상태감시와 예방정비에서 우선적으로 살펴야 할 핵심 부품으로 제시했다.

 

왜 하필 ‘문’일까

승강기 도어는 다른 주요 장치와 비교하면 이용빈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엘리베이터가 한 번 운행할 때마다 카도어와 승강장문은 열리고 닫힌다. 이용자가 많은 건물에서는 하루 수백 번에서 수천 번 반복될 수 있다. 도어 행거, 롤러, 인터록, 도어슈, 센서, 도어모터 등 수많은 부품이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충격과 마찰을 받는다.

승객이 닫히는 문을 손이나 물건으로 막거나, 이삿짐과 카트가 도어를 충격하는 것 역시 현장에서 흔하게 발생한다.

결국 승강기의 누적 운행량이 많아질수록 도어 시스템의 상태가 승강기 전체 신뢰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 연구가 ‘승강기 사고의 70%가 문 때문에 발생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조사 결과는 부적합 판정을 받은 승강기 가운데 도어 시스템 결함이 확인된 비율이다. 사고 원인 통계와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10년 넘어서면서 부적합률 상승

사용연수별 차이도 눈에 띈다.

설치 후 3년 미만 승강기의 부적합률은 17.86%, 3~9년은 17.11%였다. 그러나 10~15년에서는 24.43%로 상승했고, 16~24년 승강기는 29.57%로 조사 대상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4년을 초과한 승강기는 23.53%로 다소 낮아졌지만 연구진은 오래된 승강기가 이미 주요 부품을 교체하거나 현대화했을 가능성 등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어 단순히 연식이 늘어날수록 계속 위험해진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그럼에도 10년을 넘긴 시점부터 관찰된 부적합률이 이전 연식보다 높아졌다는 점은 국내 승강기 시장에서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국은 이미 승강기 3대 중 1대가 ‘15년 이상’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의 2026년 2분기 승강기 보유현황에 따르면 국내 승강기는 총 89만4,085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설치 후 15년 이상 지난 승강기는 27만646대로 전체의 **30.3%**다. 국내 승강기 약 3대 중 한 대가 15년 이상 사용된 셈이다. 특히 서울·경기·인천에 있는 15년 이상 승강기는 14만7,945대로 전국 노후 승강기의 54.7%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현행 승강기 안전관리법에서도 설치검사를 받은 날부터 15년이 지난 승강기는 정밀안전검사를 받고 이후 3년마다 다시 정밀안전검사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국 연구에서 부적합률이 높아지기 시작한 구간이 10년 이후였다는 점과 한국에서 15년 이상 승강기가 이미 27만대를 넘어섰다는 점을 함께 놓고 보면 앞으로 국내 승강기 유지관리의 핵심은 단순히 ‘노후 승강기를 얼마나 교체할 것인가’만은 아닐 수 있다.

오히려 어떤 부품에서 이상이 반복되고 있는지 데이터를 축적하고, 부품별 사용량과 건물 특성에 따라 점검 방식을 달리하는 방향이 중요해질 가능성이 있다.

 

사무실 55.56%, 병원 41.51%…건물 용도도 차이

이번 연구에서 또 하나 흥미로운 부분은 건물 용도별 차이다.

건물 용도가 확인된 승강기 1,156대 가운데 사무용 건물 승강기의 부적합률은 55.56%로 가장 높았고 병원이 41.51%로 뒤를 이었다. 공동주택은 24.51%, 호텔은 21.89%, 공장은 16.91%, 쇼핑몰은 16.36%, 학교는 10.29%였다.

다만 이 수치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사무용 건물 표본은 27대에 불과해 공동주택 563대와 비교하면 표본이 매우 적다. 연구진 역시 사무용 건물과 일부 시설은 표본 수가 작아 결과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명시했다.

따라서 ‘사무실 승강기가 가장 위험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대신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건물의 사용환경에 따라 승강기 관리전략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출퇴근 시간 승객이 집중되는 업무시설, 환자·의료장비 운송으로 승강기의 연속운행이 중요한 병원, 절대적인 승강기 숫자가 많은 공동주택을 동일한 방식으로 관리하는 것이 최선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기점검에서 ‘사용량 기반 관리’로

승강기 산업에서도 자동차와 제조설비처럼 센서와 데이터를 활용해 고장을 미리 감지하는 예지보전 기술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도어 시스템은 개폐 횟수, 도어 모터 전류, 개폐시간 변화, 진동, 인터록 상태와 같은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할 수 있어 상태기반 유지관리와 결합하기 상대적으로 적합한 장치다.

예를 들어 똑같이 설치 후 12년이 지난 두 승강기라도 하루 100회 운행하는 승강기와 1,000회 이상 운행하는 승강기의 부품 피로도는 같다고 보기 어렵다.

이번 연구 역시 연식뿐 아니라 건물 용도와 실제 검사 결과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앞으로 승강기 유지관리 역시 단순히 ‘몇 년 됐느냐’보다 얼마나 많이 운행했고 어떤 부품에서 어떤 이상이 반복됐는가를 중심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에 필요한 것은 ‘노후 승강기 숫자’ 다음의 데이터

국내에서는 이미 승강기 고유번호를 기반으로 검사·자체점검·사고·고장·유지관리 등의 정보를 국가승강기정보센터에서 관리하고 있다.

다음 단계는 이 많은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다.

‘15년 이상 승강기 27만대’라는 숫자만으로는 어떤 승강기에 먼저 관리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

도어 결함이 반복되는 승강기인지, 운행량이 유난히 많은 승강기인지, 고장 빈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지, 같은 모델에서 특정 부품 문제가 반복되는지까지 분석할 수 있다면 검사와 유지관리의 방향은 훨씬 정교해질 수 있다.

이번 중국의 1,240대 조사 결과를 한국 승강기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지역도 다르고 검사체계와 유지관리 환경, 제조사 구성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적합 승강기 10대 가운데 7대에서 도어 시스템 결함이 발견됐다는 결과는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승강기의 ‘나이’를 관리하고 있는가, 아니면 실제로 고장나고 있는 ‘부품’을 관리하고 있는가.


엘모아 한 줄 요약

중국에서 운행 중인 승강기 1,240대를 분석한 결과 부적합 승강기의 70%에서 도어 시스템 결함이 확인됐다. 국내에서도 15년 이상 승강기가 27만대를 넘어선 만큼 연식 중심 관리에서 부품·운행 데이터 기반의 예방정비로 전환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업계 체크포인트

  • 도어가 핵심이다. 부적합 승강기 가운데 도어 관련 결함이 가장 빈번하게 확인됐다.
  • 10년 이후 변화가 나타났다. 조사에서는 10년 이상 운행한 승강기에서 부적합률이 높아지는 흐름이 관찰됐다.
  • 한국은 이미 노후화 단계에 들어섰다. 국내 승강기의 30.3%가 설치 15년 이상이다.
  • 연식만으로는 부족하다. 운행횟수·건물용도·반복고장·부품 상태를 함께 보는 데이터 기반 유지관리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엘모아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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