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승강기] 승강기 도어센서가 고장까지 예측한다…유럽 유지관리 ‘정기점검’에서 데이터 정비로

뉴스 Profile elmoa 2026-08-27 10:53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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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스페인 ENINTER, CEDES 예측정비 플랫폼 수천 대 확대 추진
도어 라이트커튼으로 진동·속도·운행상태 24시간 분석
고장 후 출동에서 ‘고장 전 정비’로…한국도 원격관리 승강기는 점검주기 조정 가능

 

[엘모아=편집부]  엘리베이터 문에 설치된 도어센서가 단순히 사람이나 물체를 감지하는 역할을 넘어 승강기 고장 가능성을 감시하는 센서로 진화하고 있다.

스위스 센서 전문기업 CEDES는 지난 8월 26일 스페인 승강기업체 Ascensores ENINTER와 예측정비 플랫폼인 ‘CEDES Elevate’를 확대 적용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첫 번째 확대 설치는 오는 9월부터 시작된다. 초기 적용 결과와 사업성을 검증한 뒤 향후 수년에 걸쳐 수천 대의 승강기를 플랫폼에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례에서 주목할 부분은 승강기 제어반 자체를 대규모로 변경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존에 승객 보호를 위해 사용하던 도어 라이트커튼에 각종 센서와 통신기능을 결합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분석해 승강기의 상태를 판단한다.

 

사람 감지하던 도어센서가 ‘승강기 상태센서’로

엘리베이터 출입문에는 사람이 끼이지 않도록 문 사이의 사람이나 물체를 감지하는 라이트커튼이 설치된다.

CEDES의 ‘cegard/Smart’ 역시 기본적으로 이런 역할을 한다.

하지만 센서 내부에서 확보되는 정보는 단순한 ‘사람 있음·없음’에 그치지 않는다.

CEDES 기술자료에 따르면 해당 장치는 도어의 진동과 움직이는 속도, 상태 등의 운행정보를 측정해 IoT 클라우드로 전송할 수 있다.

이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면 평소와 다른 움직임을 찾아낼 수 있다.

예를 들어 문이 열리고 닫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거나 진동이 증가하고 운행 패턴이 평소와 달라지는 현상이 반복된다면 실제 고장이 발생하기 전에 유지관리업체가 점검할 수 있다는 것이다.

CEDES Elevate는 이러한 데이터를 이용해 운행정지 의심상황, 급격한 정지, 도어 성능 및 승차감 이상 등을 감지하며 승강기 이용량과 층별 사람 이동량도 분석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승강로 피트의 물 유입이나 기계실 과열을 감지하는 별도 센서도 연동할 수 있다.

 

제조사가 달라도 적용 가능…노후 승강기도 대상

또 하나 흥미로운 특징은 특정 승강기 제조사의 제어반에 종속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CEDES는 이를 ‘Controller-agnostic’, 즉 승강기 제어기 제조사와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신규 승강기뿐 아니라 기존 승강기에도 설치할 수 있으며 제조사와 모델, 승강기 연식과 관계없이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승강기 제조사마다 서로 다른 원격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존 방식과는 다소 다른 접근이다.

일종의 공통부품인 도어 라이트커튼을 승강기 상태를 읽어내는 데이터 수집창구로 활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수십 년 된 승강기를 유지관리하는 독립 유지관리업체도 제어반 전체를 교체하지 않고 데이터 기반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가능성이 생긴다.

 

ENINTER, 시험운영 거쳐 ‘수천 대’ 확대

ENINTER는 1973년 설립된 스페인 승강기업체로 스페인과 남유럽에서 유지관리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협력 역시 처음부터 수천 대에 적용하기로 결정한 것은 아니다.

양사는 기존 파일럿 운영을 통해 플랫폼을 검증한 뒤 확대 도입을 결정했다.

오는 9월부터 여러 대의 승강기에 최신 cegard/Smart 6-I 라이트커튼을 설치하고 CEDES Elevate와 연결한다.

향후 운영성과와 사업성이 확인되면 적용범위를 크게 확대해 수천 대의 승강기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ENINTER가 기대하는 것은 단순한 원격감시가 아니다.

수집된 개별 승강기의 데이터를 이용해 유지관리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갑작스러운 운행정지를 줄이는 동시에, 어떤 승강기에 어떤 부품의 현대화가 필요한지도 판단한다는 구상이다.

 

‘고장 나면 출동’에서 ‘고장 나기 전에 출동’

기존 승강기 유지관리의 기본구조는 일정한 주기에 맞춰 기술자가 현장을 방문해 상태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문제가 발생하면 이용자나 관리자가 고장신고를 하고 유지관리업체가 출동한다.

예측정비는 이 순서를 바꾸려는 기술이다.

정기점검 → 고장발생 → 신고 → 출동 → 수리

방식에서,

24시간 데이터 감시 → 이상징후 발견 → 사전점검 → 부품교체

방식으로 넘어가겠다는 것이다.

실제 승강기 고장은 점검하는 바로 그 순간에 나타난다고 보장할 수 없다.

한 달에 한 번 현장을 방문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더라도 며칠 뒤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센서가 24시간 데이터를 기록한다면 기술자가 현장에 없는 시간 동안 발생하는 변화도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승강기 업계에서 IoT와 원격점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사람의 점검을 없애기 위해서라기보다 사람이 언제 현장을 점검해야 하는지를 데이터로 판단하기 위해서라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기술자도 모든 승강기를 똑같이 방문할 필요가 있을까

예측정비가 확대되면 승강기 유지관리업체의 업무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100대의 승강기를 관리하면서 모든 승강기에 동일한 시간과 인력을 투입하는 대신 데이터에서 이상신호가 발생한 승강기에 기술자의 점검시간을 더 집중하는 방식이다.

문제가 없는 승강기는 지속적으로 원격상태를 확인하고, 이상이 발견된 승강기는 기술자가 직접 방문해 정밀하게 확인한다.

특히 유지관리 인력 확보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기술자 한 명이 담당할 수 있는 승강기를 단순히 늘리는 수단이 아니라 제한된 인력을 실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승강기에 집중시키는 방법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예측정비가 현장점검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센서가 감지하지 못하는 기계적 문제도 있고 브레이크와 로프, 가이드슈, 안전장치 등 직접 확인해야 하는 항목도 존재한다.

따라서 데이터 기반 관리가 확대되더라도 원격진단과 현장점검을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가 유지관리제도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이미 ‘월 1회’에서 변화 시작

한국의 현행 「승강기 안전관리법」은 관리주체가 원칙적으로 승강기의 자체점검을 월 1회 이상 실시하고 결과를 승강기안전종합정보망에 입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제도 역시 이미 변화가 시작됐다.

현행 시행령은 원격점검과 실시간 고장감시 등 일정한 원격관리기능을 갖춘 승강기나 포괄적인 유지관리계약을 통해 관리되는 승강기에 대해서는 자체점검 주기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관리주체는 3개월의 범위에서 자체점검 주기를 조정할 수 있다.

다만 설치검사를 받은 뒤 15년이 지난 승강기나 최근 중대한 사고 또는 반복적인 중대한 고장이 발생한 승강기 등은 이 같은 주기 조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즉 한국 역시 이미 법적으로 ‘모든 승강기를 동일하게 월 1회 방문하는 방식’에서 원격관리기술을 활용한 차등관리 방식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고 있는 셈이다.

 

중요한 것은 ‘점검 횟수’보다 실제 상태일 수도

이번 스페인 사례가 국내 승강기업계에 던지는 질문도 여기에 있다.

승강기 안전을 높이기 위해 기술자가 얼마나 자주 방문했는지를 관리할 것인지, 아니면 승강기가 실제로 어떤 상태였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것인지다.

정기적인 현장점검은 여전히 필요하다.

하지만 IoT 센서와 원격감시 기술이 발전하면서 한 달에 한 번 작성되는 점검기록만으로 승강기의 상태를 판단하는 시대에서 365일 축적되는 운행데이터까지 함께 활용하는 시대로 유지관리 방식이 변하고 있다.

특히 승강기 도어처럼 이용 빈도가 높고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부품은 데이터 분석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

오늘 정상적으로 움직였던 도어가 한 달 뒤 갑자기 고장나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진동·속도·작동시간 등의 변화를 분석해 그 사이의 이상징후를 발견하는 것이다.

다만 CEDES Elevate의 고장예측 성능과 실제 고장 감소율, 유지관리비 절감효과 등은 이번 발표에서 구체적인 독립 검증자료가 공개된 것은 아니다. 향후 ENINTER가 수천 대 규모로 확대 적용하는 과정에서 실제 운영데이터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이번 프로젝트가 의미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승강기 유지관리의 경쟁력이 ‘얼마나 자주 방문하는가’에서 ‘고장이 나기 전에 얼마나 정확하게 이상을 찾아내는가’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역시 원격관리 승강기의 점검주기를 조정할 수 있는 제도까지 마련한 만큼 앞으로는 원격관리 장치의 설치 여부만이 아니라 그 데이터가 실제 고장을 얼마나 정확하게 찾아내고 안전 향상으로 연결되는지가 더욱 중요한 평가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엘모아 한 줄 요약

스페인 ENINTER가 승강기 도어 라이트커튼 데이터를 활용한 예측정비 시스템을 수천 대 규모로 확대한다. 승강기 유지관리가 ‘월 몇 번 방문했는가’에서 ‘24시간 데이터를 통해 고장을 얼마나 빨리 발견하는가’로 바뀌고 있다.

업계 체크포인트

  • 도어 라이트커튼이 안전센서에서 승강기 상태 데이터 수집장치로 진화하고 있다.

  • 제조사·모델·연식과 관계없이 기존 승강기에 적용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 한국도 원격관리기능을 갖춘 일부 승강기는 자체점검 주기를 최대 3개월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다.

  • 예측정비의 핵심은 현장점검 폐지가 아니라 원격데이터와 기술자의 현장점검을 어떻게 결합하느냐다.

엘모아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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