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선 승강기 정비 중 재가동…‘인터록 복귀’가 부른 사망사고
elmoa
•
2026-06-21 00:56
•
수정됨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크루즈선 승강기 정비 과정에서 전기기술자가 승강로 내부에 들어간 뒤 승강기가 자동으로 재가동돼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영국 해양사고조사기구(MAIB)가 전기적 격리 미실시와 인터록 복귀, 저장된 호출신호를 초기 확인사항으로 제시했다. 단순 부품 결함 하나보다 정비 작업 중 설비가 다시 움직이지 않도록 막는 안전 절차 전반이 동시에 무너진 사고로 해석된다.
사고는 지난해 10월 26일 영국 사우샘프턴에서 스페인 테네리페로 향하던 버뮤다 등록 크루즈선 ‘아르비아(Arvia)’에서 발생했다. 야간 수리를 마친 뒤 전기기술자와 전기기술 책임자는 11층에 정지한 승객용 승강기를 시험하고 있었다. 기술자는 카 상부를 확인하기 위해 12층 승강장문을 열려고 했지만 도어 개방장치가 작동하지 않았고, 이후 14층에서 승강로 문을 열고 내부로 진입했다.
이후 11층의 카도어와 승강장문, 14층 승강장문이 닫히면서 승강기 운전을 막고 있던 인터록 조건이 다시 복귀했다. 승강기는 상부층으로 이동하라는 저장 호출신호에 반응해 위로 움직였고, 승강로에 있던 기술자는 카와 승강로 측면 사이에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선내 의료진은 사고 직후 사망을 확인했고, 선박은 스페인 아코루냐로 항로를 변경했다.
MAIB의 중간보고서는 사고 당시 승강기가 전기적으로 격리돼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12층 승강장문의 개방장치에 결함이 있어 기술자가 해당 위치에서 카 상부에 접근하지 못했던 점, 문이 닫히자 인터록이 다시 유효해진 점, 저장 호출신호가 재가동으로 이어진 점을 초기 확인사항으로 적시했다.
이번 사례는 정비 중 승강기 안전이 ‘문을 열어 두는 것’이나 ‘인터록을 해제하는 것’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승강로 또는 카 상부 작업에서는 주전원 차단과 잠금·표지, 호출신호 차단, 작업자 간 위치 확인, 재가동 전 점검 등 여러 안전장치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작업자가 내부에 있는 동안에는 문이 닫히더라도 설비가 자동으로 운전 가능한 상태로 돌아가지 않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현장에서는 점검 편의를 위해 일시적으로 해제한 안전회로가 작업 중 예상보다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부품 이상이 발생했을 때 우회 동선으로 작업을 이어가는 과정에서도, 기존의 격리 상태와 작업 허가 조건이 그대로 유지되는지를 다시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국내 유지관리 현장에도 시사점은 분명하다. 승강로·카 상부 작업의 안전성은 인터록 부품의 정상 여부만으로 평가하기보다, 전기적 격리부터 재기동 방지, 작업자 위치 확인, 호출신호 관리까지 하나의 작업 체계로 점검해야 한다. 정비 품질은 고장 수리 능력뿐 아니라 정비 중 설비를 ‘절대 움직이지 않게’ 만드는 관리 수준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번 조사는 아직 중간 단계다. MAIB는 제조사의 안전지침, 문서화된 작업절차, 안전관리·감독 체계, 작업 참여자의 조치 등을 추가로 검토 중이며 최종 조사보고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현재 단계에서 특정 개인이나 한 가지 결함만을 최종 원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엘모아 한 줄 요약
크루즈선 승강기 사망사고는 인터록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전원 차단과 재기동 방지 절차가 함께 무너질 때 어떤 위험이 생기는지를 보여줬다.
업계 체크포인트
승강로 작업의 핵심은 문이 열려 있는지보다 작업자가 내부에 있는 동안 설비가 어떤 조건에서도 자동 재가동되지 않도록 전기적 격리와 호출신호 차단을 유지하는 데 있다.
엘모아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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