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자가 직접 안 와도 된다?…인력 부족에 원격점검 확대
elmoa
•
2026-06-18 06:46
•
수정됨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엘모아=편집부] 유럽 승강기 업계가 원격 모니터링과 디지털 점검 시스템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한 기술 혁신 때문만은 아니다. 업계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인 유지관리 기술자 부족 문제가 배경으로 꼽힌다. 승강기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숙련 기술자는 부족해지면서, 기존 방식만으로는 유지관리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유럽 주요 승강기 기업들은 최근 수년간 원격 모니터링 서비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승강기 내부에 설치된 센서가 모터 전류와 진동, 브레이크 상태, 문 개폐 횟수, 운행 횟수 등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이를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해 이상 징후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KONE는 '24/7 Connected Services'를 운영하고 있으며, Schindler와 Otis, TK Elevator 역시 원격 진단 및 예지보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과거에는 승강기에 이상이 발생하면 이용자가 신고하고 기술자가 출동하는 구조였다면, 최근에는 시스템이 먼저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유지관리 인력에게 알리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유럽이 먼저 겪고 있는 기술자 부족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에서는 숙련 기술자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젊은 인력 유입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승강기 유지관리는 전기와 기계, 안전기준을 동시에 이해해야 하는 전문 분야인 만큼 단기간에 인력을 양성하기도 쉽지 않다.
일본 역시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일본은 1990년대 설치된 대규모 승강기들이 최근 교체 시기에 진입하면서 유지관리와 교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기술자 부족으로 인해 공사 대기 기간이 길어지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한국 역시 비슷한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국내 승강기 시장은 이미 성숙 단계에 진입했다. 행정안전부 국가승강기정보센터에 따르면 국내 승강기 설치 대수는 88만 대를 넘어섰다. 앞으로 신규 설치보다 유지관리와 교체 시장의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술인력 확보 문제는 점차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원격점검과 예지보전 기술이 단순한 편의 기능이 아니라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AI 기반 예지보전 시스템은 부품 이상 징후를 미리 감지해 기술자가 필요한 현장에 우선적으로 투입될 수 있도록 돕는다. 불필요한 출동을 줄이고 제한된 인력으로 더 많은 승강기를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원격점검이 현장 점검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승강기는 안전과 직결되는 설비인 만큼 주요 안전장치와 기계 상태는 여전히 기술자의 직접 점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격점검은 현장 점검을 없애는 기술이 아니라, 기술자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보조 수단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승강기 산업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이 설치하느냐가 중요한 시장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고장을 예방하느냐가 더 중요한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과 일본이 먼저 겪고 있는 기술자 부족 문제는 단순한 인력난을 넘어 승강기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는 셈이다.
국내 업계 역시 이러한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노후 승강기 증가와 교체 시장 확대, 유지관리 인력 부족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한국도 원격 모니터링과 AI 예지보전 기술 도입이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유럽이 추진하는 원격점검 확대의 본질은 디지털 전환이 아니다. 승강기 산업이 직면한 기술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생존 전략에 가깝다. 일본이 먼저 겪고 있는 인력난과 교체 대란은 한국 승강기 산업에도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엘모아 한 줄 요약
유럽은 기술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격점검과 AI 예지보전 기술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도 머지않아 같은 과제를 마주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체크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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