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승강기 안전표준 ‘세대교체’ 시작…ISO 8100-1·2:2026, 무엇이 달라졌나

뉴스 Profile elmoa 2026-08-18 08:06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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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엘모아=편집부] 

비철강 현수수단·자동구출운전·SIL 안전회로까지 반영…국내 KS는 아직 2019년판 기반

전 세계 승강기 설계와 안전부품 시험의 기준이 되는 국제표준이 크게 바뀌고 있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지난 3월 ISO 8100-1:2026과 ISO 8100-2:2026을 공식 발행했다. 두 표준 모두 2019년 처음 발행된 ISO 8100-1·2의 두 번째 판으로, 기존 표준을 단순히 문구 수정한 수준이 아니라 최근 승강기 기술 변화를 반영해 기술적으로 개정한 것이 특징이다. ISO 공식 자료에 따르면 두 표준은 2026년 3월 27일 국제표준으로 정식 발행됐다.

 

‘엘리베이터 자체’와 ‘안전부품 시험’을 나눠 규정

ISO 8100-1은 승객용 및 승객·화물용 엘리베이터의 제작·설치 과정에서 필요한 안전 요구사항을 다룬다.

권상식, 포지티브 구동식, 유압식 엘리베이터 가운데 정격속도 0.15m/s를 초과하고 밀폐된 카가 가이드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일반적인 승강기가 주요 대상이다. 이용자뿐 아니라 유지관리자와 검사자, 승강장 주변 사람, 승강기 자체와 건축물까지 보호 대상으로 보고 있다.

ISO 8100-2는 한 단계 더 들어간다. 도어 잠금장치, 비상정지장치, 조속기, 완충기, 전기안전회로, 상승과속방지장치, 개문출발방지장치(UCM), 럽처밸브를 비롯해 현수수단·가이드레일·견인력 계산 등 승강기 안전부품의 설계·계산·검증·시험방법을 규정한다.

즉 8100-1이 완성된 승강기의 안전 설계 틀이라면, 8100-2는 그 안에 들어가는 주요 안전부품을 어떤 방식으로 검증할 것인지 구체화한 기준이라고 볼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새로운 승강기 기술’ 수용

이번 개정에서 업계가 주목할 부분은 기존 승강기 구조만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ISO가 공개한 개정 내용에는 수직 개폐식 승강장문과 카도어, 기존 철제 와이어로프 이외의 새로운 현수수단, 자동구출운전(Automatic Rescue Operation), 기존보다 넓은 카 면적을 사용하는 일부 권상식 승강기에 대한 요구사항 등이 새롭게 반영됐다. 안전 관련 전기·전자회로도 기존 PESSRAL 중심의 표현에서 SIL(Safety Integrity Level) 기반 안전회로 체계가 한층 강화됐다.

이는 최근 승강기 산업에서 적용이 확대되고 있는 코팅 벨트·비금속 계열 현수수단과 전자식 안전장치, 자동구출 기능 등 새로운 기술을 국제표준 안에서 보다 명확하게 다루려는 변화로 해석된다.

특히 안전회로의 변화는 단순한 부품 규격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기계적 접점 위주의 안전회로에서 전자·프로그래머블 장치를 활용한 안전 기능이 늘어나면서, 앞으로는 제어반과 안전회로를 설계할 때도 기능안전 개념과 신뢰성 검증의 중요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현수수단과 시브 관리도 더 세밀해졌다

ISO 8100-2:2026은 도어록이나 조속기와 같은 전통적인 안전부품뿐 아니라 현수수단과 견인 시스템의 검증 범위도 폭넓게 다룬다.

새 표준은 현수 및 보상수단 검증, 현수수단과 시브의 폐기 기준, 견인력 평가, 현수수단의 안전율 계산 등을 포함한다. 또한 SIL 등급 안전회로와 전기·전자부품의 고장 배제 조건도 시험·검증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승강기 제조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로프나 벨트를 적용할 때 단순히 파단강도만 입증하는 방식보다 구동시스템 전체의 안전성과 수명, 시브와의 상호작용까지 검증해야 하는 방향으로 국제 기준이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가 있다.

 

유럽도 ‘EN 81’에서 ‘EN ISO 8100’ 체계로 이동

이번 변화가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ISO만의 움직임이 아니라는 점이다.

영국표준협회(BSI)는 2026년 BS EN ISO 8100-1:2026을 현재 적용되는 표준으로 등록하고 있으며, 해당 표준이 ISO 8100-1:2026 및 EN ISO 8100-1:2026과 동일한 국제 관계를 갖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BS EN ISO 8100-2:2026 역시 현재 표준으로 등록돼 있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기존 EN 81-20:2020과 EN 81-50:2020도 BSI 기준상 여전히 ‘Current’ 상태다. 따라서 유럽 시장이 하루아침에 EN 81-20·50을 폐기하고 ISO 8100으로 완전히 전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당분간은 기존 EN 81 체계와 EN ISO 8100 체계가 함께 존재하면서 실제 인증과 법규 적용 과정에서 단계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장기적인 방향은 분명하다. 유럽 중심으로 발전해 온 승강기 안전기준을 국제표준인 ISO 8100 체계로 통합하려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은 어떨까…이미 ISO 8100 도입했지만 ‘2019년판’

국내 상황은 조금 더 흥미롭다.

한국에는 이미 KS B ISO 8100-1이 국가표준으로 도입돼 있다. 2024년 7월 제정됐으며 국제표준 ISO 8100-1:2019와 동일(IDT)하게 부합화됐다.

또한 올해 2월에는 KS B ISO 8100-2도 제정됐다. 그러나 이 역시 이번에 나온 2026년판이 아니라 ISO 8100-2:2019를 동일하게 도입한 표준이다.

따라서 국제적으로는 이미 ISO 8100-1·2가 2026년판으로 넘어갔지만, 현재 국내 KS는 한 세대 전인 2019년판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향후 국내에서도 2026년판의 기술 내용을 검토하고 KS 개정 여부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다만 ISO 표준이 개정됐다고 해서 국내 승강기 KC 안전인증 기준이 즉시 바뀌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는 「승강기 안전관리법」과 행정안전부의 승강기안전부품 및 승강기 안전기준에 따라 별도의 안전인증 체계가 운영되고 있다. 국제표준 개정과 국내 법정 안전기준의 반영은 별도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국내 제조사에는 ‘수출 규격’ 이상의 문제

ISO 8100-1·2 개정은 해외 수출을 하는 대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구동기, 브레이크, 조속기, 도어록, 안전회로, 유압밸브와 같은 승강기 부품을 해외에서 들여오거나 해외로 수출하는 업체는 국제표준과 국내 안전기준 사이의 차이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

특히 향후 국내 KS가 2026년판으로 개정되거나 안전인증 기준에 일부 내용이 반영될 경우 비철강 현수수단, SIL 기반 안전회로, 자동구출운전, 현수수단 및 시브의 검증기준 등이 국내 설계와 시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결국 ISO 8100-1·2:2026의 의미는 단순히 ‘새로운 국제표준이 하나 나왔다’는 데 있지 않다.

승강기가 기계 중심의 설비에서 전자제어·기능안전·신소재 현수시스템이 결합된 장비로 빠르게 변하면서 승강기 안전을 평가하는 기준 자체가 함께 바뀌기 시작했다는 신호에 가깝다.

국내 업계 역시 KC 기준만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ISO와 EN 표준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엘모아 한 줄 요약

2026년판 ISO 8100은 자동구출운전·새로운 현수수단·SIL 안전회로 등 최신 승강기 기술을 본격적으로 안전표준 안에 끌어들였다. 한국도 ISO 8100을 KS로 도입했지만 현재는 2019년판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향후 개정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업계 체크포인트

  • ISO 8100-1·2가 2019년판에서 2026년판으로 전면 개정됐다.

  • 자동구출운전과 비철강 현수수단, SIL 기반 안전회로 등 새로운 기술이 반영됐다.

  • 국내 KS B ISO 8100-1·2는 현재 ISO 2019년판과 부합화돼 있다.

  • ISO 개정이 곧바로 KC 기준 변경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향후 국내 기준 개정 여부가 관건이다.

엘모아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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